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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T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였던 ‘카카오 AI TOP 100‘ 대회. 단순한 코딩 경진대회가 아닌, AI와의 협업 능력을 겨루는 이 거대한 실험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의 노동 환경을 미리 보여주는 예고편과도 같았다. 수많은 후기와 기사를 분석하며 확인한 AI 시대의 핵심 생존 전략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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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카오가 개최한 ‘AI TOP 100’ 대회는 무려 3,000명의 지원자가 몰리며 IT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흥미로운 점은 이 대회가 단순히 알고리즘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짜느냐를 겨루는 자리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코딩을 몰라도 참여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걸며, AI를 활용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과 ‘논리적 설계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여러 매체와 참가자들의 후기를 종합해 보면, 이번 대회는 단순한 이벤트라기보다는 카카오가 던지는 거대한 화두처럼 느껴진다. “AI 시대,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답을 내놓아야 했다.
특히 카카오 정신아 대표가 강조한 ‘언러닝(Un-learning, 기존 방식 버리기)’이라는 키워드는 이번 대회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과거의 방식대로 직접 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관성을 버리고,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지휘하는 능력을 검증하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공개된 예선 결과와 후기들을 살펴보면 매우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예선 통과자의 상당수가 전문 개발자가 아닌 비개발자였다는 점이다. 이는 전통적인 코딩 대회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결과다.
예선 문제들은 복잡한 텍스트와 이미지 자료를 해석하고, 특정 조건에 맞는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제들로 구성되었다. 여기서 승패를 가른 핵심 요인은 ‘코딩 실력’이 아니라 ‘AI의 결과물을 의심하고 검증하는 능력’이었다.
생성형 AI는 태생적으로 그럴듯한 거짓말, 즉 환각(Hallucination)을 만들어내는 특성이 있다. 많은 탈락자가 AI가 뱉어낸 코드를 맹신하다가 오류의 늪에 빠진 반면, 합격자들은 AI를 철저히 ‘실수 잦은 신입 사원’처럼 대했다. 그들은 AI가 내놓은 답을 또 다른 AI에게 검증시키거나, 논리적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방식으로 정답률을 높였다.
결국 AI를 잘 쓴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AI를 가장 믿지 않고 끊임없이 ‘팩트 체크’를 수행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참가자들의 후기를 분석해 보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사슬(Chain of Thought)’ 기법이 얼마나 중요한지 드러난다. 단순히 “이 표를 정리해 줘”라고 명령하는 것보다, “먼저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추출하고, 그 텍스트를 JSON 형식으로 변환한 뒤, 최종적으로 엑셀 표로 만들어라”와 같이 단계를 잘게 쪼개어 지시했을 때 성공 확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이는 개발자의 영역이라기보다는 기획자의 영역에 가깝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논리적 구조로 분해하는 능력이 코딩 문법을 외우는 능력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 것이다.
비개발자들이 약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기술적인 구현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가’라는 목표에 집중하며 AI를 능수능란하게 지휘했다. 이번 예선전은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장벽이 AI로 인해 허물어지고 있으며, 그 자리를 ‘논리적 소통 능력’이 채우고 있음을 증명했다.
용인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치러진 본선 과제는 더욱 실무적이고 난이도가 높았다.
“퇴사한 전임자가 남긴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새로운 기획안을 작성하라”
특히 이 문제는 현대 직장인들이 마주할 수 있는 가장 골치 아픈 상황을 그대로 재현했다.
여러 블로그와 기사에서 언급된 본선 현장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방불케 했다. 참가자들은 수많은 문서를 일일이 읽는 대신, AI에게 문서를 학습시키고 필요한 정보만 쿼리(질문)하여 뽑아내는 RAG(검색 증강 생성) 방식의 접근을 취해야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도구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질문하느냐‘였다. 우승권에 든 참가자들은 AI에게 구체적인 페르소나(예: 10년 차 마케팅 전문가)를 부여하거나, 서로 다른 성향의 AI 모델끼리 토론을 시켜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게 만드는 창의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이는 인간이 실무에서 동료들과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과정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흥미롭게도 이번 대회의 대상은 현업 개발자가 아닌 대학생인 제태호 씨에게 돌아갔다. 이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다. 현업에 오래 종사한 사람일수록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나 익숙한 툴에 갇혀 새로운 방식(AI)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함이 있을 수 있다.
반면, 대학생 참가자는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 즉 ‘언러닝(Un-learning)’이 자연스럽게 체화되어 있었을 것이다. AI가 내놓은 엉뚱한 답에 당황하지 않고, 프롬프트를 수정해가며 마치 게임을 공략하듯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기성세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나 빨라 경험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시대, 누가 더 빨리 과거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도구에 적응하느냐가 진정한 경쟁력임을 이번 대회가 보여주었다. 이제 경력의 연차보다 중요한 것은 ‘AI 적응력(AI Literacy)’이라는 새로운 스펙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번 대회의 핵심 교훈은 인간의 역할이 ‘실무자(Doer)’에서 ‘관리자(Manager)’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코드를 직접 타이핑하는 시간보다, AI가 작성한 코드가 의도대로 작동하는지 검토하고 전체적인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디테일한 구현 능력보다 전체 그림을 보는 거시적인 안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AI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존재가 아직은 아니다. 모호한 지시는 모호한 결과를 낳을 뿐이다.
대회 상위권 입상자들의 팁을 보면, 프롬프트를 작성할 때 육하원칙에 따라 배경 상황(Context), 목적(Goal), 제약 조건(Constraints), 출력 형식(Output Format)을 명확히 정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체적인 지시 예시) "Act as a Python Expert. Review the code below regarding complexity. Focus on identifying potential memory leaks based on the loop structure."“Python 전문가처럼 행동하세요. 아래 코드의 복잡성을 검토하세요. 루프 구조를 기반으로 잠재적인 메모리 누수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세요.”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AI의 편리함에 취해 비판적 사고를 멈추는 것이다.
뉴스 기사에서도 지적했듯, AI는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가야 한다. 업무에 AI를 도입한다면, 반드시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인간 개입)’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결과물을 맹신하지 않고 크로스 체크하는 습관이야말로 AI 시대의 안전벨트다.
카카오 AI TOP 100 대회를 지켜보며 느낀 점은, AI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공포는 다소 과장되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AI는 인간의 지적 능력을 무한히 확장해 줄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AI가 나를 대체할까?”라고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도구를 써서 나의 가치를 100배로 키울까?”를 고민하는 자세다.
이번 대회는 끝났지만, 우리의 일상 속 AI 대회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오늘부터라도 업무의 작은 부분부터 AI에게 맡기고, 그 결과를 냉철하게 평가하는 ‘감독관’ 연습을 시작해 보자. 그 작은 시도들이 모여 여러분을 이 거대한 변화의 파도 위에서 서핑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